[KR] 작업에 관한 상념들
작업 전반에 대한 생각
1. 숙성회
어떤 창작자들을 창작물이 갓 태어난 그 때를 잡아서 활어회처럼 싱싱하게 발매를 하곤 하는데 나는 사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창작물이 항상 나를 (아름다움과 성숙함 측면에서) 앞서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음악의 저 아름다운 마음에 겨우 닿아있기는 한가?' 라는 질문으로 발매를 하는 편이다. 예전에 2집으로 구상했던 밝고 맑은 10가지 보컬+관현악 편성의 곡들은 그래서 나오지 못했다. (대신 과잉되고 처절한 천사의 몫이 2집이 되었다...그래서 정서적으로는 진짜 진짜 부끄러운 점이 많은데 그 시절의 마음을 다 갈아서 재료로 썼기 때문에 강력한 에너지로 나오긴 했다. 그게 그 시절의 솔직한 나였다.) 그 2집으로 구상했던 맑은 보컬곡 곡들은 파편적으로 내 안에 있다.. 그것들은 좀 더 가볍게 편곡해서 언젠간 세상밖에 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는 여름일테고...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 하나가 이번에 발매되었었다. '백발의 나'.... 내내 내 안에 품고 있다가 이렇게 뭔가 맞닿았을 때 2년 뒤에야 세상밖으로 나왔다. 아.. 나는 지금 하고 싶다고 느끼는 것들이 때가 될 때 까지 기다려야 확신을 가지고 내는구나. 나는 발매에 있어서는 참 느리고 신중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내 음악은 활어회가 아니라 대개 숙성회이다.
2. 강박 없음 그렇기에 1년마다 발매해야지 라는 그 강박을 비로소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이 나와 만나기 까지걸리는 시간을 두려워 하지 않게 되었다. 음악과 만나는 날이 오면 얼마나 확신을 갖는지, 얼마나 기뻐하고 몰입하는지 확인했으니까.
3. 창작 방식에 대한 확신
창작 방식에 대해서도 확신이 어느 정도 생겼다.
(1) 발매해야지 하고 먼저 신호가 온다. (내 안에서 지금이다! 하고 말한다. 몸으로 안다.)
(2) 첫 달~ 둘째 달은 그 발매에 대해서 조사한다. 대개 책이나 자료를 읽는다. 사진을 찍는다. 메모를 한다. 최대한의 인풋을 모은다.
(3) 그 인풋이 차고 넘칠 때 머리가 아파진다. 아 이제 그만해야지 생각한다.
(4) 모은 자료를 통합해서 정리하고 음반에 녹인하고 생각하며 표나 도식을 통해 앨범 순서와 틀, 작업방향과 작업윤리, 작곡 규칙, 편곡 구성을 세세하게 구성한다.
***(5) 이제 엄청 중요한 내용이다. 작업하면서 그 규칙들을 지키려고 안한다. 하나씩 지우고 수정한다. 판단할 때는 그 자료에 의지하지 않는다. 느낌에 의지한다. 오류와 실수를 허용한다. 질서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굉장히 유연하게 대처한다. 자료는 방향이 잘 안보일 때만 본다.
***(6) 나의 공간이나 식사, 내게 닿는 모든 물질과 비물질을 잘 구성한다. (온도 습도 방정리 컵 그릇 식탁 식기 물 음식 침구 향 빛 소리 등)그 음악과 내가 닿았다고 생각해도 모자란 경우가 많아서 그 음악에 닿도록 최대한 환경을 구축한다.
4. 덜어낸다
임신과 출산 (아직 경험해 본 적 없음) 이후에는 왠지 첼로와 서브 하모니콘 정도만 남기고 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아예 관현악 세션만 와장창 쓰거나...
5. 4집
아마 글리치의 끝판왕은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음반 (4집으로 계획하고 있는)이 되지 않을까? 임신은 내게 신체적인 불편함과 정서적 진화를 동시에 줄거라는 예감이 든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음반은 결혼 할지 안할지 모르던 시절에도 언제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아녜스 바르다나 뷔욕 그리고 그라임스를 보면서 더 세밀해졌었다.
3집 연계 작업에 대한 생각
1. 소량, 핸드메이드
2. 흔적 위주의 책 (자연이라면 자연 그자체가 아닌 자연의 흔적... 사진처럼 선명하고 직접적이면 부담스럽다. 음악처럼 뭔가 조금 덮인 채 다가가고 싶고 받아들이고 싶다. 걔네들은 직접적이지 않은데 오히려 감각적으로는 더 생생하니까..)
3. 전시로 만나는 방식도 생각중이다.
4. 비대면일 때.. 몸과 몸이 닿을 수 없을 때.... 온라인 위주로 내 감각을 전하는게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더 깊이 사람에게 닿을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말하는 온라인 위주의 소통은 대게 쌍방향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나는 틈을 주고 싶다. 내가 건네주는 힌트들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 수 있는 틈 (온라인을 아예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 온라인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만남의 장소이다. 하지만 그게 주가 되지않고 부가 되게, 그냥 통로이자 다리 목적으로만 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5. 왜 책인가? 사실 책이라기보다 텍스트-데이터-텍스타일이 함께 공존하는 형식의 창작물이다.
6. 이걸 왜 해야하는가? - 사람들과 더 연결되는게 나의 과제라서... 그거 좀 연습하려고
3. 전시로 만나는 방식도 생각중이다.
4. 비대면일 때.. 몸과 몸이 닿을 수 없을 때.... 온라인 위주로 내 감각을 전하는게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더 깊이 사람에게 닿을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말하는 온라인 위주의 소통은 대게 쌍방향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나는 틈을 주고 싶다. 내가 건네주는 힌트들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 수 있는 틈 (온라인을 아예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 온라인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만남의 장소이다. 하지만 그게 주가 되지않고 부가 되게, 그냥 통로이자 다리 목적으로만 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5. 왜 책인가? 사실 책이라기보다 텍스트-데이터-텍스타일이 함께 공존하는 형식의 창작물이다.
6. 이걸 왜 해야하는가? - 사람들과 더 연결되는게 나의 과제라서... 그거 좀 연습하려고
공연에 대한 생각
1. 공연에서의 위계를 없애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환경만 구축해두고 사람들이 가볍고 산뜻하게 체험할 수 있는 그런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참고할 만한 아티스트는 Lullatone, 공연보러갔을 때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면서 그냥 놀듯이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티노 세갈.. 친구가 알려주어서 알게되었는데 이번에 한국 리움 미술관에서 전시를 했다고 한다. 찾아보니까 정말 대단한 사람이더군.. 사람들 반응이 엄청나던데, 못봐서 아쉽다. 나도 언젠가 뉴욕에서 볼 날이 있지 않을까? 모마에도 한 번 더 와주세요!
1. 공연에서의 위계를 없애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환경만 구축해두고 사람들이 가볍고 산뜻하게 체험할 수 있는 그런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참고할 만한 아티스트는 Lullatone, 공연보러갔을 때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면서 그냥 놀듯이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티노 세갈.. 친구가 알려주어서 알게되었는데 이번에 한국 리움 미술관에서 전시를 했다고 한다. 찾아보니까 정말 대단한 사람이더군.. 사람들 반응이 엄청나던데, 못봐서 아쉽다. 나도 언젠가 뉴욕에서 볼 날이 있지 않을까? 모마에도 한 번 더 와주세요!
2. 동시에 이제 몸을 써서 공연을 하고 싶다. 그런데 내가 나한테 집중하는 것 위주가 아니라 타인의 에너지에 더 집중해서 몸을 움직이는... 배운 적이 없어서 정확치는 않은데 몸을 쓰는 방식이 현대무용이나 소마틱무브에서 좀 더 컨택 즉흥의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려면 내가 열려있어야 해서 최대한 그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을 더 만나고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유머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 (유머는 여유와 센스가 필요하기에 정말 어렵다..)사람만날 때 나에게 그게 가장 필요해....
음악의 마음이 나의 마음보다 선행하는 작업자는......
이렇게 스스로 그 마음으로 향하려는, 스스로 수행하고 노력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게 되고.....
조용하지만 동시에 어쩔 수 없이 바빠지게 된다.......
음악의 마음이 나의 마음보다 선행하는 작업자는......
이렇게 스스로 그 마음으로 향하려는, 스스로 수행하고 노력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게 되고.....
조용하지만 동시에 어쩔 수 없이 바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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