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20260416~20260418
20260416
일어나자마자 요즘 느끼는 느낌을 이미지화 해야겠다고 생각.
콘티는 대략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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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책 작업이 있는데, 그것도 오늘 아이디어가 어느정도 잡혔다. 역시 머리를 비우고 쉬다보면 선명해지는구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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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만들고 밖에 머리식힐 겸 산책 다녀오니, 남편 승진 소식...
한국의 승진 시스템으로 지금 미국 직장에서의 남편의 직위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지만... 대략 남편이 6개월 만에 대리급 일을 하게 되었고 1년만에 과장급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인데다가 하고 있는 분야쪽으로는 타고난 능력이 있어서 이렇게 잘 될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나이치고는 정신적, 경제적(?) 성장이 너무 빨라서 항상 놀랍다. 존경해..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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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회식 데리러 갔다가 4시간 정도 2차에서 앉아 있다가 대리운전 해주고 옴.
가기 전에 잘 보이고 싶어서 향수 뿌리다 눈에 뿌려서... 술자리에서 내내 아파가지고 1시간 동안 눈물흘림. 처음 본 동료분한테, 차마 향수라고 말 못하고 스킨 뿌렸다고 함.
눈 상태도 안좋고 몸이 꽤 피곤한 날이 었는데 동료분들이 너무 웃긴 분들이고 귀여운 분들이셔서 대체로 재미있었다. 남자 직장인들의 술자리는 이런 느낌이구나... 신기하다... 싶은 점도 있었고...
남편은 평소에 위스키 한 두 잔 마시고 마는 사람인데 그 날 따라 신나서 그랬는지 소주 맥주 마구 마시더니 집와서 기절...ㅋㅋㅋ
20260417
올 해 1월 7일부터 오늘까지 뚜두랑 산책할 때마다 눈에 걸리면 찍기 시작한 동네 나무가 있다. 작업할 때 급한 마음 좀 버리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마음을 잘 알고 싶어서 .. 연습하기 위해 이 기록을 시작했었다. 일주 전 쯤인가? "쟤 아직도 안폈네? 내가 꼭 초록잎 피우는 순간을 목격할거야"라고 제이비한테 말했는데, 오늘 오전에 정말 갑작스레 잎이 활짝 피어있어 놀랐다. 무서울 정도로 성장해있었던 것이다. 서프라이즈 같았다.
집에와서 오늘 찍은 그 나무의 영상과 전에 찍어둔 영상을 붙여서 인스타에 업로드했다.
아래의 글과 함께...
모아놓고 보니 이 나무가 달라지는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2월쯤부터 눈이 와도 비가와도 얘는 가지를 점점 길고 풍성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무도 열일 했구나.
낮에 숙취로 힘들어하는 남편 가지야채모밀 만들어주고, 남편 이발하고 있을 때 데려다주면서 빵집 들렀다. 내가 좋아하는 빵은 언제나 파리바게뜨 크림소보로빵이었는데 미국에 와서 크림크루아상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항상 빵집에 가면 뭘 사야 하나 고민하곤 하는데..
이 날 우연히 들어간 가게에서 크림 소보로 크루아상을 파는 것이었다.
크림, 소보로, 크루아상????
바로 사서 집와서 와구와구 다먹었고 아 이제 내가 좋아하는 빵은 크림 소보로 크루아상이라고 정리하여 말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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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신행 사진 |
준비하고 있는 책작업 아이디어 계속 올라오길 래 몇개 스케치 했다. 소량 에디션의 수제 텍스트+텍스타일 북으로 생각하는 중이다. 아, 사진 프린터 배달와서 첫 사진으로 뚜두 뽑았다. 그리고 남편 회사에서 힘들 때마다 보라고 사진 뽑아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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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남편이랑 같이 쉬는데 여우비가 내렸다. 창문 블라인드 바에 물이 걸쳐져 있다가 똑똑 떨어지고 있었는데 햇빛이 아주 강해서 그것들이 같이 반사되어 천장에 아주 아름다운 빛과 물 그림자가 생긴 것이었다. 함께 그 장면을 발견하고 소리와 장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누워서 둘이 내내 그걸 바라봤다.
"저런 장면은 갤러리에서도 볼 수 없는거야..."
"동영상으로 찍는다고 해도.... 소용없어.. 이건 침대에 누워서 지금 듣고 느끼고 볼 수 있는거야.."
예전에 남편이랑 결혼기념일에만 듣기로한 엘피가 있다. 그 엘피는 우리가 빈티지 엘피를 사는데 한창 맛들려 있었을 때, 차 타고 뉴저지 웨스트 베를린을 지나가다 갑자기 발견한 엘피샵에서 우연히 사게 된 엘피이다. 우리 둘 다 하와이 신혼여행을 다녀와서는 내내 하와이에 빠져있었는데... (지금도 하와이 얘기만하면 기분이 나빴다가도 좋아질 정도) 아무 기대 없이 골랐던 그 엘피를 집에 와서 들어보니 너무나 그 신혼여행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드는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엘피를 집의 가보로 삼고 결혼기념일에만 듣기로 했었다.
"좋은 음악을 너무 자주 듣게 되면 결국은 특별해지지 않게 되기도 하니까.... 우리 이걸 결혼기념일에만 듣도록 하자."
우연히 발견한, 어느 순간에만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장면은 우리집의 가보 LP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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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
다시 누워서 아무 생각없이 릴스 보는데 아그네스 마틴 그림 전시 소식이 있어서 엄청 나게 기뻐했다. 2월인가 MoMA에 보러갔는데 수장고에 있다고 해가지고 실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볼 수 있겠다!!! 야호!!!! 하면서 남편에게 엄청 재잘재잘 거렸다. 챗지피티가 아그네스 마틴 그림은 빛이 작품일부라고 오전시간에 가야한다고 해서 꿀팁 얻었다. 그러다가 그 갤러리에 요즘 내가 관심가지고 있는 작가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업도 지금 전시하고 있다고 해서 더블로 좋아함... + 안나 록산느 브루클린 공연도 열려서 예매했다... 4월 말 ~5월 초에는 또 아주 아름다운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보러가는 날짜를 정해두고 동선을 짰다. 뉴욕의 텍스타일, 페이퍼, 아트북 매장이 궁금했는데 마침 전시, 공연 보는 장소랑 가까워서 들리기로 했다. . 동선 다 짜둠
(Mood Fabrics / Tohoshoji)
- Canal Plastics Center (재료 자체를 파는 곳, 투명, 반투명, 플라스틱, 특수 소재)
대부분 yard 단위로 판매 (91cm) 일부는 0.5yard도 판매 (~45cm)
코튼 5~15/y 린넨 10~25/y
- Talas (밀도형 작업에 맞음, 베이스 레이어용, 얇은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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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러가기전 산책하면서는 너무 미묘해서 없는 단어들에 대해 생각했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쓰이지 않는 신체의 위치는 어떤 이름을 붙이면 좋을까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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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가서 이것저것 사서 돌아왔다. 예전에 시카고에서 남편이랑 먹고 깜짝 놀랄만큼 맛있었던 요리가 있는데, 이름이 水煮鱼(수자어)이다. 맨날 까먹어서 찾아보는 이름.... 그게 갑자기 먹고 싶어서 도어대쉬로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
이 날 왠지 몸이 너무 안좋아서 눈이 스르르 감겼다. 진짜 이런 기분 오랜만이었다. 요며칠 과로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애도 없고 돈을 벌지 않는 뉴저지에 사는 30대 여성 주부가 과로할 일이 뭐가 있겠냐마는... 돈을 벌든 안벌든 여기서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짜고 창작하는게 나의 일이라 여기면서 살고 있기에 (남편도 항상 강조한다. 명선, 당신은 살림을 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본업인 창작을 아주 열심히 하니까요.) 그러한 일에 몰두해서 자주 이렇게 방전이 된다.
이번주에 아이디어짜고 아카이빙하는데만 하루에 9시간 넘게 썼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다음주는 좀 더 쉬엄쉬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260418
토요일 새벽만 되면 제이비가 갑자기 일어나서 나를 깨운다. 그러더니 상기된 얼굴로 항상 새로운 어딘가를 가자고 하는데, 오늘은 그 장소가 바로 프린스턴 대학교 였다. 강아지 산책을 하고 일단 너무 졸리고 어제의 몸회복이 안되어서 아침잠을 조금 자겠다고 했다. 한시간 쯤 자고 일어났더니 남편은 모든 준비가 끝나있었다. 청소도 해놓고.. 강아지도 챙기고.. 뒤늦게 나도 준비하고 1시간 20분 걸리는 거리를 운전해서 갔다.
가는 길에 제이비와 최근에 읽기로 한 책 [리틀 라이프]를 읽으면서 갔다. 요즘 목소리로 소리내어 읽는데에 재미를 느껴서 소리내어 남편에게 책을 읽어주었더니 무척 좋아했다. 어두운 책이라고 들었지만 초반부에는 위트가 있어서 엄청 웃으면서 이야기하면서 재미있게 갔다.
도착해서 프린스턴 대학교를 둘러보았다. 아름답고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었다. 정문을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비눗방울 부는 아이들과... 누워서 책읽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단위로 관광온 사람들... 풀밭과 강아지들.... 정말 아름다운 풍경과 소리였다. 그래서 눈으로 담고 가끔은 비디오로 담았다.
뚜두를 데리고 가서 그런가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만져도 되는지 묻고 만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를 보고 미소짓는 사람들만 세상에 가득한 기분이었다.
채플이 유명하다길래, 들어가보았다. 뚜두가 들어갈 수 없어서.. 한 명은 뚜두를 맡으며 경치를 감상하고 한 명은 들어가서 천천히 보는 방식으로 구경하였다.
채플 안에 들어가니 서양 교회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높은 천장... 십자가와 마리아상.. 천사들... 시각적인 것도 아름다웠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소리였다. 사람들의 숨소리, 미세한 움직임, 옷깃소리, 그리고 공간의 울림... 발소리의 리버브...잔향... 아.... 정말 아름다웠다. 녹음을 했는데 그대로 담기지는 않아 아쉬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좋은 마이크 들고 가서 녹음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는 앉아서 신께 기도를 했다. (나는 범신론자이다. 돌이나 나무에게도 가끔 기도를 하고, 교회나 성당이나 절이나 사원에 가면 역시 기도를 곧잘 하는 편이다.)
그리고 나와서 조금 더 걷다가.. 시내로 나갔다. 프린스턴 대학교 바로 앞에 있는 상점들을 구경했다. 일본 식기 소품샵을 혼자 구경하고서 나와서 남편과 뚜두와 함께 걷는데, 어떤 인도인 부부가 우리를 보고 뚜두를 만져봐도 되냐고 했다. 한 참 바라보고 예뻐했다. 뚜두가 갑자기 매우 격렬하게 점프해서 약간 나까지 놀라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 두 부부는 여유롭게 미소지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작년 6월에 떠나보낸 강아지가 우리 뚜두와 같은 종인 골든두들이었던 것이다.
"Have a good day." 인사를 마치고 지나가며 남편이 말했다.
"저 얘기를 하면서 눈가가 슬퍼지는 것을 목격했어..."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샵인 Lindt샵이 있었다.
제이비는 내가 그 초콜릿 브랜드에 얼마나 환장하는지 알아서 ... 당장 들어가서 초콜릿을 사오라고 명령하듯 장난치며 말했다. 들어가서 점원이 웃으면서 말을 걸었는데, 내가 알아듣지 못해서 몇번 ㅇㅔ? 하니까 별말 아니라고 하면서 편하게 고르라고 말했다... 계산대에서 회원가입 같은걸하는데 "zipcode" 라고 해서 뭔말인지 모르고 "yes"해버림.. 그랬더니 "Z.I.P.C.O.D.E"하길래 아..아아;; 하면서 잘 말했다. 그 남자점원이 뭔가 친절하면서도 미묘하게 불편한 표정을 자꾸 지어서 약간 쫄았지만 그래도 "I'm huge fan of Lindt! Have a good day!"이러면서 그냥 웃으면서 나왔다. 나와서 잘했다 장명선 ... 이러면서 셀프 칭찬해줬다. (옛날 같았으면 나 영어 못했어.. 못알아들었어.. 하면서 눈도 안마주치고 나왔을 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칭찬해줄만한 상황이었음)
그리고나서 제이비도 나도 뚜두도 지쳐서 집에 돌아와서 밥먹고, 샤워하고,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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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서 일기쓰고, 남편과 요가 한 판...
+우리의 시그니처 자세
리틀라이프 마저 같이 읽으며 잠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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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파인애플 먹고 파인애플 키우겠다고 물꽂이 해놨는데 너무 귀엽다. 귀여워서 남편도 나도 얘를 보고 자주 웃음..
이 귀여운 파인애플 사진으로 일기를 마무리한다.
영어 버전 일기는 아무래도 내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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