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EP 생각
올해 겨울에는 EP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목소리와 악기 한두 개만 남는, 그런 음반을 만들고 싶어서 몇 가지 스케치를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가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랐고, 꽤 잘 풀렸다.
가사를 중심으로 스케치를 해두었는데 그것도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나왔다.
내가 원하는 악기 구성이 예상보다 훨씬 미니멀하고, 사운드도 러프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편곡이나 녹음도 조금은 느슨하게, 쉬엄쉬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1집의 곡들, 특히 <몸>을 다시 들으면서 이게 이번 작업의 레퍼런스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절 내가 품고 있던 어둡고도 따뜻한 마음들이 다시 올라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결은 조금 다르다. 그때의 나는 어떤 사랑을 꿈꾸고 있었고, 지금의 나는 그 사랑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으니까.
질 좋은 사랑을 주고 받고 있어서 곡이 잘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음악 안에서는, 고난이나 시련 같은 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더 산뜻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해야 적당한 무게의 음악이 나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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